국내 시중은행 예대금리차 확대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최근 국내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상하면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가 약 2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상황에서도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높인 것은 금융당국의 대출 억제 정책과 관련이 있다. 이에 따라 대출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더 높은 이자 부담을 안게 되었고, 금융당국과 은행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예대금리차란 무엇인가?

예대금리차란 은행이 고객에게 지급하는 예금금리와 고객에게 빌려주는 대출금리 간의 차이를 의미한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은행의 이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2024년 1월 기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29%P~1.46%P로 나타났다.

  • NH농협은행: 1.46%P (가장 높음)
  • 신한은행: 1.42%P
  • 하나은행: 1.37%P
  • 우리은행: 1.34%P
  • KB국민은행: 1.29%P (가장 낮음)

이 수치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 인상

한국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2023년 8월 이후 세 차례(0.25%P씩) 인하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도 함께 내려가는 것이 정상적이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는 유지하거나 인상하면서 예대금리차를 확대했다.

그 원인은 금융당국이 2023년 8월부터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위해 대출 총량 규제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대출 총량을 조절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우대금리를 줄였고, 신규 대출을 축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결과적으로 대출이 꼭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금융당국의 개입과 추가 규제 가능성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023년 8월 말, "대출금리 상승은 당국이 바란 것이 아니다"라며 대출금리를 올리는 대신 **비가격 조치(대출 심사 강화, 특정 대출 제한 등)**를 통해 대출 총량을 관리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금리를 조절하는 것이 시장 원리에 맞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주요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대출 정책을 수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 유주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 제한 (하나은행 제외)
  • 갭투자 방지 목적의 전세자금대출 제한 (우리은행)
  •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 중단 (신한은행)

하지만 이러한 정책이 대출 수요를 억제하는 데 충분한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이 추가 규제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과 대출 증가

2024년 들어 서울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며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대출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에게 금리를 낮추도록 압박하면서도 대출 규모도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 조절 없이 대출 총량을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대안: 국내 은행들의 소득 모델 다각화 필요성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들이 기존의 이자 수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소득 모델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은행들을 예로 들면:

  • 웰스파고(Wells Fargo): 서민금융을 확대하여 주담대 차주를 늘리는 전략 채택
  •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시니어 고객층을 타겟으로 한 금융 상품 강화

국내 은행들도 가계대출 외에 기업 대출, 중소기업 지원, 신사업 투자 등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결론: 예대금리차 향후 전망

현재 상황에서 예대금리차가 단기간에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 가계대출 증가 등의 흐름이 지속된다면, 은행들은 대출 총량을 조절하면서도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된다.

금융당국이 추가적인 대출 억제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으며, 이에 따라 은행들의 대출 심사가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대출 금리 변화와 금융당국의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핵심 요약

예대금리차 확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상하며 예대금리차가 2년 반 만에 최대 수준으로 확대됨. ✅ 금융당국 개입: 대출금리 조절이 아닌 심사 강화 등의 비가격 조치 요구. ✅ 서울 부동산 회복세: 대출 수요 증가 가능성이 있어 향후 예대금리차 추가 확대 가능성 존재. ✅ 은행들의 대응: 대출 제한, 대출 심사 강화, 수익 모델 다각화 필요.

금융 시장을 둘러싼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펴보며 현명한 대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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